산속 하얀나라 잠시 나를 잃다
 글쓴이 : 엉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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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눈꽃으로 치장한 겨울 산은 다른 계절과는 전혀 다르다. 뽀드득거리는 눈밭에 발자국을 내며 산을 오르다 보면 박하사탕 같은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 눈꽃 산행 3選

눈꽃 산행은 겨울철 최고의 호사다. 가지마다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숲길을 걷는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다른 계절에는 그다지 볼품이 없던 산도 눈이 내리고 나면 최고의 경치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라도, 눈꽃 산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이름난 눈꽃 산행지들이 수도권에서 멀리 있기 때문이다. 눈꽃이나 상고대를 제대로 보려면 이른 아침에 올라야 하는데,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수도권 근교에도 눈꽃을 즐길 수 있는 산이 적지 않다.◆ 포천 국망봉 = 경기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에 위치한 국망봉은 후삼국 시대 태봉국왕 궁예가 나라가 망하자 이곳에 올라 불타는 철원 도읍지를 바라봤다고 해서 '국망'이란 이름이 붙었다. 해발고도 1167m로 경기도에서는 화악산(1468m), 명지산(1253m) 다음으로 높다. 높은 산이니만큼 겨울 적설량도 많다.

국망봉은 높이에 비해 산세는 비교적 단순하다. 그래서 설경도 아기자기한 맛보다 장쾌한 맛에 가깝다. 유장한 능선이 온통 설원으로 뒤덮이는 풍경은 묵직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국망봉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 한북정맥 주선을 타고 견치봉을 거쳐 국망봉과 신로봉, 광산골 삼형제 폭포 쪽으로 내려 휴양림으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 코스가 보편적이다. 식사 시간까지 감안하면 왕복 5~6시간을 잡아야 한다.

광산골에는 장암저수지가 있는데, 꼭 눈이 오지 않더라도 주변을 끼고 산책로를 걸으며 눈부신 석양을 감상하는 맛이 제법이다. 국망봉 휴양림은 숲으로 둘러싸여 산림욕에 적합하며 가족 중심의 회원 예약제로 운영해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산행의 피로는 포천의 이동막걸리로 푸는 게 좋겠다. 이동막걸리는 국망봉의 규암석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로 빚은 술이다. 031-538-2114

◆ 연천 고대산 = 고대산은 경기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와 강원 철원군 사이에 솟아 있다. 전방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정상에 올라서면 북녘땅과 남측 최전방인 백마고지, 노동당사 등이 내려다보인다. 눈 내린 날 고대산에서 내려다보는 북녘의 들판은 온통 설원의 풍경이다.

고대산의 등산로는 세 갈래의 갈림길로 나뉜다. 그중 2코스는 가파른 오르막으로 급경사에다 로프가 설치된 산길이라 다른 계절에는 가장 선호되는 코스지만, 겨울철 눈 산행은 위험하다. 눈꽃을 보러 가겠다면 가장 완만한 1코스를 택하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서 큰골을 지나 고대산 정상까지 닿는 3.65㎞의 구간으로 왕복 산행은 4~5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대중교통 편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게 강점 중의 강점이다. 수도권 전철을 타고 가다 동두천에서 경원선 기차로 갈아타고 신탄리역에서 내려 10분만 걸으면 등산로 입구다. 031-834-3064

◆ 가평 운악산 = 경기 가평군 하면 하판리와 포천시 화현면 경계의 운악산은 한강 북쪽 수계의 울타리를 이루는 한북정맥의 산이다. 운악산 주봉인 만경대의 해발고도는 935.5m. 제법 높은 데다 '큰산 악(岳)'자를 쓰는 산답게 전체가 바위로 이뤄져 있어 거대한 풍모를 자랑한다. 곳곳에 빼어난 암릉이 솟아 있어 흔히 '경기의 금강'이라고도 일컬어져 왔다. 운악(雲岳)이란 이름은 만경대를 중심으로 웅장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 하늘로 솟았다 해 붙여진 것.

운악산은 눈꽃의 아름다움도 나무랄 데 없지만, 암봉과 어우러지는 설경이 특히 아름답다. 험준한 암봉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은 근교 산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경관이다. 운악산광장휴게소를 기점으로 무지치폭포 쪽으로 오르는 1코스와 운악사 쪽으로 오르는 2코스 등 두 개의 코스가 있다. 무지치폭포와 궁예대궐터를 거쳐 애기봉과 서봉으로 올랐다가 운악사 쪽으로 내려오거나 반대쪽으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를 택하면 된다. 어느 쪽을 택하든 4시간 정도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다.

문화일보|박경일기자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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